오늘(크리스마스)도 출근했다가 좀전에 퇴근해서 집에 오니 10시 30분.
크리스마스라서 우울했던 것이 아니라 휴일인데 쉬지 못해서 우울했다. 요새 기쁜일은 하나도 없다.
요새 같이 살다가는 얼마 안 가 폭발할 지도 모르는데, 지나온 시간 중 요새가 가장 힘들 듯하다.
일도 힘들고, 되는 일고 없고, 집에 우환도 있고, 3년 동안 아무 일 없었던 차관련 각종 일도 생기고,
하여간 요새 몇년 동안 생길 안 좋은 일이 12월에 몽땅 생기는 느낌이다.... 휴우~
집에 와서 설겆이 하고 이것저것 정리하고, 라면 끊여 저녁으로 먹으면서 TV를 켰는데
콩고 내전으로 우간다의 나키발레로 피난을 간 난민 이야기가 방송으로 나와 무심코 보게 되었다.
KBS '현장르포 동행'이라는 프로그램이었다.
(내가 이런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고, 볼 프로그램이 없다. 다른 방송사에서는 농담따먹기가 진행중임)
난민 생활이 당연히 힘들텐데, 직접 보니 마음이 심난해진다.
하루 800원으로 생활하는 사람들.
물론 물가가 다르겠지만, 800원은 그 사람들에게도 많은 돈이 아니며 절대 부족한 돈인 것으로 보인다.
주로 나탈리라는 17살 소녀의 생활이 비춰주었는데, 아버지와 언니 부부는 콩코 내전 반군에 죽임을 당했으며,
어머니와는 피난 중 헤어졌다고 한다. 현재 조카 셋을 키우며, 난민촌에서 빨래일로 생활하고 있다.
세 조카들의 유치원 장면이 나올때는, 티없이 맑은 눈의 아이들의 안쓰러운 모습을 보면서(점심 급식으로 콩죽 한컶이 전부)
우리나라 전쟁 후에도 저렇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요새 힘들다고 생각하고 사는데, 어찌보면 그 사람들에게는 사치스러운 모습인지도 모르겠다.
사람이 항상 높은 곳을 보며, 그렇게 되기 위해 열심히 달려가야 겠지만, 가끔은 아래를 보면서
위안이 아니라, 나보다 못한 사람들이 있으니 혼자만 살겠다고 아둥바둥하기만 할게 아니라
사람 생각도 하면서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행돌을 실천하면 더욱
좋을테고...

암튼 대학 때 북쪽 사람이 얘기한 말이기도 하고, 책 제목이기도 했던 말이 생각나다.
"더디 가도 사람 생각하지요"

P.S. 하도 요새 우울해서 라면 먹다가 소주 한잔 들이켜서 그런지 감상적이었나보다.
참! 참이슬 병뚜껑 1만원 당첨됐다.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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